두려움

일상 2017. 7. 28. 01:43

두려움은 굉장히 보편적이면서도 에너지가 큰 감정이다.


군대를 가기전에 어렸을 때는 열등감 극복과 그저 수학을 한다는 꿈이 나를 이끄는 힘이었고(물론 인정받고 싶은 마음, 우월감, 우쭐대는 마음도 컸지만, 제대한 이 시점에서는 거의 없다. 그리고 이 마음이 나의 뿌리라면 미국가서 당황하겠지. 아무리 노력해도 근처에도 갈수없는 천재가 바로 옆에 있을것이다), 이것이 너무도 명확해서 두려움 앞에서 등을 돌려본 적이 없다. 두렵다고 느끼기는 커녕 그냥 내가 지나야할 단계정도로 느꼈던 것 같다.


그러나 입대하고 나서 나는 경쟁을 하지 않은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약해져있는 것을 매일같이 체감한다. 그리고 다가올 미래, 그 실패가 두렵다. 대학원 과정은 나의 사회적 지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피해서는 안된다. 두려움과 긴장은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발휘할 수 있게 하는 활력이다. 그 두려운 와중에도 지금 이 두려움이 나를 뛰게 한다는 것을 알아야하고, 내가 해야할 것을 해야한다. 심장수술을 진행하는 의사나, 파일럿, 올림픽 출전하는 선수들 모두 온몸이 긴장되고 땀을 흘릴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그러는 와중에도 본인이 해야할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나는 이런 프로가 되고 싶다. 사람이 삶을 사는데 있어서 가장 수준높은 삶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예전만 못하다. 과고다닐 적에는 2주에 한번씩 학교에서 나왔었는데 다시 학교로 들어가는 길이 그렇게도 끔찍히 싫었다. 달리 피할 길도 없었다. 오로지 열심히 하는 것만이 사는 길이라 믿고 열심히 했으니, 내가 할수 있는 것은 다 한 것이다. 물론 잘본시험도 있고, 못본시험도 있다. 아는데 틀린 문제도 있고, 모르는데 맞은 문제도 있다. 이 부분은 내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은 이제 많지 않다. 그저 내 앞으로 주어진 상황을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뿐. 지금은 탁구 조차 편하게 치려 그런다. '에이, 어차피 상대가 나보다 오래 쳤으니까', '에이, 열심히 하면 이길 수 있겠지.' 이길 수 있는 걸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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